창조적 예술 융합 이끌어 안양 문화의 토대를 다지다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안양지회 이재옥 지회장

창조적 예술 융합 이끌어 안양 문화의 토대를 다지다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안양지회 이재옥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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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속에서 인간은 무엇을 갈구하고 무엇을 향해 나아가야 할까. 인류, 성장, 발전과 발달. 소통, 공감. 원만한 사회는 공감하고 소통할 줄 아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낸 사회가 아닐까. 공감하고 소통하는 사회. ‘공감’이라는 단어는 1909년 미국의 심리학자 에드워드 티치너가 도입한 용어다. 일종의 ‘감정이입’을 뜻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인식하게 되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공감은 예술작품들을 통해 그 의미를 파악하며 이해, 소통 이라는 개념과 깊은 연관을 맺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공감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공감력을 키우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안양지회 이재옥 지회장은 공감하는 사회, 공감하는 안양을 만들기 위해서는 안양문화예술의 저변확대가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말하고 있다. 

안양은 여전히 불모지다. 다행스러운 것은 서울과 인접한 위성도시로 문화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안양의 예술인들도 안양의 시민들도 일부러 한 두 시간을 내어 서울로 달려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삶 속에서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하며 공감하기는 쉽지 않다.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안양지회(이하 안양예총) 이재옥 지회장은 가장 시급한 것이 안양문화예술의 저변확대라고 말했다. 


조례개정 필요.. 지방의회의 관심과 분발 촉구

지방의 소도시들은 중앙(서울)의 예술문화를 따라갈 수 없다. 크고 작은 공연장부터 화랑(畫廊)까지 모든 것이 여의치 않다. 안양의 공연장이라고는 안양아트센터와 평촌아트홀이 전부다. 이 회장은 “공연장 두 곳은 연중행사로 이미 오래전에 예약이 다 찬 상태여서 새롭게 기획하고 시기적으로 필요할 때 들어가야 하는 공연들은 전혀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야외무대도 마찬가지다. 이 회장은 “지난해 안양예술인들이 모여 새로운 장르의 축제를 열기 위해 컨테이너 무대까지 모든 것을 완비했는데, 공원에서는 아트마켓을 열 수 없다는 안양시 법적 규제에 걸려 무산되고 말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부분은 시 조례를 통해 개정할 수 있다며 지방의회의 조속한 관심과 분발을 촉구했다.    


좋아서 보면 좋은 것이 예술이다.

안양에는 화랑(畫廊,갤러리)이 전무하다. 작품을 전시하고 감상하고 매매가 이루어지는 공간이 전혀 없다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다. 작품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이해하며 공감에 이르기 까지 필요한 과정들이 안양에는 없다는 것이다. 예술문화가 도시문명의 발달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안양예술의 저변확대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몇 해 전 안양시에서 진행한 예술작품들을 놓고 시의회에서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이 작품들이 최근 1억 원을 호가하며 거래되고 있다. 이 회장은 “작품들이 그러하다. 돈으로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것이 작품이고 예술이다. 금액을 떠나서 그 작품을 본 사람들이 마음을 정화하고 힐링 하고 공감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더 큰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좋아서 보면 그대로 좋은 것이 예술이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7년 3월 안양예총의 지회장으로 선출되었다. 홍대 조소과를 나온 그녀는 지난해 한글의 날 행사에 ‘우리’라는 글자를 다양한 모양으로 형상화 한 캘리그래피 조각 8점을 서울 광화문에 전시했다. 한글의 우수성과 예술성을 이 회장 아니 이재옥 작가의 캘리그래피로 한 층 더 고조시켰다는 평가를 받아 문화관광부가 선정했다. 이 조각품은 현재 안양시청 광장으로 옮겨 전시 중이다. 이 회장은 ‘우리’라는 글자 속에 인생의 탄생과 성장, 죽음을 8단계로 나누어 함축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아이 혹은 사랑하는 이를 품은 듯한 조각, 형제 혹은 친구 둘이서 뒹굴고 노는 듯한 조각, 함께 기대어 위로하는 듯한 조각... 기자는 그런 의미의 ‘우리’를 느끼고 공감할 수 있었다. 


문화 예술발전을 위한 재정적 뒷받침 필요

이 회장은 향후 안양예총의 발전을 위해 보다 새로운 가치창조를 할 수 있는 예술문화를 이끌어 보려 한다고 밝혔다. 안양에는 문인, 미술, 연극, 음악 등 8개의 예술협회가 있다. 이 회장은 개성이 강한 이 협회들을 융합해 4차 혁명시대와 같은 발자취를 남길 수 있는 예술적 도약을 이루려 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2017년부터 ‘우리동네 이야기’라는 주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역 정체성을 바탕으로 ‘우리동네 이야기’를 예술로 풀어보자는 것이다. 제일 먼저 ‘동편마을’이 선정되었다. 마을이 개발되기 전의 모습들이 아련히 담긴 옛 추억의 사진들을 중심으로 시와 무용이 만들어졌고, 동네 아이들과 함께하는 사생대회로 그림을 전시하고, 마을 상인들과 협업해 아트마켓을 추진했다. 

또 평촌 중앙공원에서 ‘예술, 안양을 품다’를 주제로 지난해 6월 안양예술제를 열었다. 안양예술제는 연례행사지만 기존의 범위를 벗어나 보다 포괄적인 행사로 진행되었다. 음악협회의 식전·축하 공연을 시작으로 문인, 미술, 사진작가 협회의 작품 전시와 백일장, 체험 부스가 진행되었다. 보다 많은 안양 시민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 여유의 시간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 회장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안양의 8개 예술협회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뭔가 해보자’는 의견과 의지가 조율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역시 예산 확보라고 밝혔다. 문화 예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도시와 문명이 발달한 곳에 예술의 부흥이 일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안양예총이 자리한 1층 회의실에서 사진아카데미가 열리고 있다. 안양예총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기택 작가의 강의로 진행된다. 디지털사진의 기초촬영 부터 빛의 이해, 카메라의 메커니즘, 사진보정까지 폭넓은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 폰과 SNS가 대중화 되어가고 있는 요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진기술을 배우려는 이들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이 회장은 “8개 예술 협회가 자주 모이고 협업하다 보니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는다.”며 “관행적으로 해오던 것도 지속해야 하지만 (예술인들이 조금 살기 힘들고 빠듯하더라도) 우리 예술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한 협업과 융합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이것을 잘 꾸려 나가야 하는 것이 예총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문명은 기술적, 정신적 발전이 함께 어우러졌을 때 이룩할 수 있는 것이다. 정신적 발전은 공감을 바탕으로 한다. 공감하는 사회, 공감하고 소통하는 사회, 안양예총이 추구하고 지향하는 목표가 바로 거기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