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가 되는 길... 번뇌를 통해 수행을 하다.’

‘부처가 되는 길... 번뇌를 통해 수행을 하다.’

관리…


대한불교조계종 제 11교구 본사 은해사 말사 청송, 천혜사 주지 선종 스님



- 소외 가정 돕기, 해마다 쌀 1톤 기증.

- 7식이 일어나지 않으면 8식을 일으킬 수 없다.

- 스리랑카에서 가져온 석가모니 진신사리 100과 모셔


해마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쌀 100포를 기증하는 스님이 있다. 바로 청송 깊은 골자기에 자리한 천혜사 주지 선종 스님이다. 2016년 천혜사에 부임해 온 후로 해마다 잊지 않고 불우이웃을 도와 왔다. 불자들이 공양 올린 보시금을 뜻깊은 곳에 쓰고 싶어 지역의 소외 계층들을 돕기로 한 것이 올해로 벌써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지난해는 추석을 앞두고 따뜻한 명절을 보내길 바라며 기부했고, 올해는 지난 1월 따뜻한 밥 한 공기로 추운 겨울을 보내는데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지장보살과 같은 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했다. 쌀 100포면 그 무게만 1톤이다. 풍성한 명절과 시린 겨울에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온기가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나눔을 실천하는 선종 스님은 불자들에게 보시를 통한 나눔으로 복을 받으라고 했다. 복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바른 마음과 선한 나눔을 통해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 역시  불자들이 시주하는 공양으로 절을 세우고 포교를 하겠지만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나눔에는 기꺼이 함께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전했다. 


약사도량의 재건... 

공덕은 불자님들에게 갈 것. 

인자함과 건장한 외모를 한 선종스님은 천혜사에 오기 전까지 아픈 곳이 많고 허약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곳 천혜사에 오고부터 차츰 몸이 건강해 졌다. 선종스님은 이곳이 좌청룡우백호의 풍수에 포근히 안긴 명당 중 명당으로 좋은 운기가 서려 있다며 천혜사가 약사도량임을 설명했다. 


선종스님은 이곳 천혜사에 와서 공양주 보살도 없이 혼자서 절을 꾸려왔다. 본존불은 물론 수미담과 탱화도 고치고 단청도 칠했다. 법당을 새롭게 조성한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을 중심으로 좌로는 약사여래불과 아미타불, 우로는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이 모셔져 있었지만 본존불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새로이 재건하게 된 것이다. 오늘도 선종스님은 법당 뒤로 석주를 쌓아 올렸다. 도량을 가꾸는 게 스님의 주요 일과였다. “저는 행하는 사람일 뿐 이렇게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주신 분들은 모두 불자님들입니다. 모든 공덕은 불자님들에게 갈 것입니다.”라고 합장했다.  


“불교란, 신에게 의지하는 종교적 의미보다 자신을 갈고 닦는 수행으로 부처의 길을 가는 가르침이다.”


번뇌가 있어야 보리(깨달음)의 세계로 갈 수 있다. 

우리가 불교를 믿어야 하는 이유는 생로병사의 윤회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의 길을 가기 위해서다. 흔히들 스님의 길을 가야만이 부처의 길을 가는 것이라 여기지만 일상생활에서도 불법승의 가르침을 배우고 수행하면 부처의 길을 갈 수 있다. 그렇다면 반야심경, 천수경, 금강경, 법화경, 천지팔양신주경 등등 이 모든 경전을 독파하면 될까? 그것은 아니다. 경전은 부처가 되는 길을 알려주는 방편일 뿐이요, 부처가 되는 것은 아니다. 


부처가 되기 위한 방법은 수행하는 것인데, 바로 육식(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과 말나식(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다. 스스로가 부처임을 깨닫고 마음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하는데 중생들은 하루에도 열 두 번씩 육식을 통해 오르락내리락 하는 마음을 제어할 수가 없다. 내가 주인이면서도 늘 마음에 휘둘려 산다. 마음을 잡아보려 폭발하면 업이 되고, 참으면 스트레스가 된다. 이 마음을 어떻게 다뤄야 한다는 것일까. 여기에 선종스님이 명쾌한 답을 내려 놓으셨다. “육식과 말나식을 모두 경험하고 극복해야 보리(깨달음)에 오는 것입니다.” 즉 칠식(육식과 말나식)으로 오는 번뇌를 경험해 보고 극복해 가는 과정을 통해 보리라는 종착역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스님이 아닌 중생들도 일상생활을 통해 부처의 길을 갈 수 있는 것이다. 번뇌를 부정의 존재가 아닌 보리로 가기위한 필수 코스임을 인정하게 된다면 그 번뇌조차도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윤회와 사랑의 관계

선종스님은 부처님의 말씀을 빌려 윤회와 사랑의 관계를 설명했다. “부처님의 말씀에 의하면 모든 중생들은 시작을 알 수 없는 옛날부터 갖가지 애정과 탐심과 음욕이 일어나 생사의 윤회를 하게 된 것입니다.”즉 생로병사의 생(生)은 중생들의 음욕으로 생겨나는 것인데 이 음욕은 사랑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사랑으로 음욕이 생기고 음욕으로 인하여 마음이 맞거나 거스름이 생겨 갖가지 업을 짓게 되나니, 생사의 윤회를 벗어나려면 사랑과 애정의 목마름을 없애야 한다고 법문했다. 


오색칠보의 석가모니 진신사리 이운(移運)

천혜사에는 스리랑카에서 가져온 부처님 진신사리가100과가 모셔져 있다. 이 절을 창건한 보살이 직접 스리랑카에서 가져온 것이다. 선종 스님은 이 진신사리를 법당에 모셨다. 본존불 복장과, 수미담, 탱화 등에 이운(移運)했다. 선종 스님은 부처님 진신사리는 오색칠보로 빛이 났고 두 눈으로 직접 분가하는 것을 보았다며 부처님 사리가 살아있음을 확인한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절 창건한 시주 울린 어느 스님 이야기

천혜사는 2012년 김수미 보살(가명)이 자비를 털어 창건한 절이다. 목조건물로 법당과 요사채를 지어 창건스님을 모셨다. 조계종에 이 절을 기증하는 것으로 하여 스님께 맡겼는데, 최근 법당만 조계종 종단에 기증이 되었고 요사채는 스님의 명의로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해 문제가 되었다. 현재 그 스님은 다른 절로 자리를 옮겼으나 여전히 이것을 두고 니 것이냐 내 것이냐를 두고 보살과 소송중이다. 선종스님은 “본디 스님은 떠날 때 바랑 하나 등에 매고 떠나야 하는데, 소유욕에 눈이 멀어, 이러한 소송을 치른다는 것 자체가 같은 스님으로서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밝혔다. 김 보살의 목적은 요사채도 조계종 종단에 기증해 천혜사를 오고가는 많은 스님들과 불자들이 불편함 없이 요사채를 함께 이용하길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