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들어보지 않는 칼은 없다

먼들어보지 않는 칼은 없다

김태…

 

대구시 특집/현대나이프 최광식 대표

 

만들어 보지 않은 칼은 없다, 만들 수 없는 칼도 없다

4,500여 종의 칼날로 모든 제조공정을 가능케 하다

현대나이프 최광식 대표

 

식칼부터 무기까지 모든 제조공정에 필수적인 칼날을 제조

30년의 경력, 전국 수천 개 업체에 납품

정확한 기술서적 편찬, 기술학교 설립하고파

 

 

KHD_0098.JPG

 

 

 

 

 


사람이 생활을 하는 데 있어 칼이 얼마나 필요할 것이라고 보는가? 흔히 이라고 하면 단순히 부엌칼, 낫 등만 떠올리기 십상이겠지만 칼은 절단이 필요한 모든 제조 공정에서 활용된다. 모든 제품들을 정확한 규격으로 잘라내는 것이 모두 칼이기 때문이다. 포장 용기는 물론이고 그 안에 들어갈 내용물부터 시작해서 자동차의 부품들, 담배필터, 지폐뿐만 아니라 첨단 무기까지 모두 날카롭게 베어 줄 칼이 필요하다.

 

대구에 위치한 현대나이프는 이 모든 종류의 칼날을 제조하고 있다. 지금까지 납품한 의 종류가 약 4,500개에 달할 정도다. 전 사업군이 현대나이프의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일례로 코로나 여파로 마스크대란이었다지만 가장 바쁜 곳은 마스크공장이 아니라 이 곳 현대나이프였다. 전국 거의 모든 마스크공장에 필요한 칼날을 공급했기 때문. 이런 놀라운 성과는 현대나이프 최광식 대표의 기술에서 기인했다. 최광식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술공법으로 어떤 칼이든 제조 가능

최광식 대표가 밝히는 의 쓰임새는 굉장했다. 쉽게 오늘 저녁 치킨을 먹는다고 가정해보자. 치킨을 포장하는 박스부터, 함께 배달되는 네모나게 잘린 단무지도 자동으로 자르기 위해 칼날이 필요하다. 그는 만들어 보지 않은 칼이 없다. 고기 잡는 칼부터 시작해서 담배 제초제, 지폐, 반도체, 자동차 부속을 위한 칼날 등 기능성 칼의 종류가 무궁무진하다. 간단히 김 자르는 칼 같은 경우는 전국 공장의 60% 정도가 현대나이프 제품일 것이다. 어떤 것이든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 한 장 한 장 깎아내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기술공법으로 만들어 내기 때문에 몇 백 장씩 쏟아진다.”라고 설명했다.

 

칼이라고 해서 만들기 수월할 것이라는 편견도 버려야 할 것 같다. 최광식 대표는 흔히 자동차가 기술의 꽃이라 불린다. 자동차 한 대를 만들기 위해 약 2만 가지의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런 기초기술의 꽃이 바로 칼 공장이라고 보면 된다. 얇고, 길면서도 튼튼하고 강해 부러지지 않도록 다 갖춘 칼을 모든 기술로 구현하기 때문이다. 칼 하나가 탱크를 만드는 것보다 어렵다. 탱크야 쇠를 녹여 만드는 고철일 뿐이지 긴 칼 한 자루보다 기술이 덜 필요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KHD_0130.JPG

 

KHD_0037.JPG

 

 


30년 경력과 노하우에 집념어린 연구와 기록으로 완벽한 기술 구현

최광식 대표는 약 30년의 경력을 자랑한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기능훈련생으로 발탁되어 기능올림픽 출전을 위해 연습을 했다고 한다. 2학년 때 이미 자격증을 따고 3학년 때는 대기업에 특채로 취업을 했다. 그 때가 1986년이었다. 최광식 대표는 현대그룹의 정주영 회장의 동생이 이끄는 한라그룹에 취업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칼을 포함해 만드는 기술 자체가 전무했다. 현장에 자동화 라인을 깔며 일본인에게 칼을 연마하는 기술을 배웠다. 일본인은 기술을 전수해 주기 꺼려했으나 기술 전수를 조건으로 내걸어 가능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최광식 대표는 1993년 경주에 현대공구연삭 공장을 시작했다. 정말 열정적으로 기술 연구에 몰두해 온 시간들이었다. 그는 외국서적도 찾아보며 스스로 공부하고 연습도 했다. 정확한 열처리를 위해 온도 상승에 따른 쇠의 변형, 팽창지수 등도 꾸준하게 데이터로 작성했다. 무언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잠도 오지 않았다. 전문가도 없고 서적도 없다보니 스스로 잠도 자지 못하고 생각을 했다. 지금 현재 몸으로 칼 만드는 사람은 몇 백 명 있겠지만 자신의 기술을 바탕으로 창조하는 사람은 적다. 동칼부터 시작해서 세라믹, 하이스, 초경 다이아몬드칼 등을 모두 취급하는 곳은 대한민국에 유일하다.”라고 자부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10년 만에 대구, 경북 지역 중요한 업체의 칼날은 모두 장악했다. 한 그룹의 경우 기존 10년씩 거래하던 업체도 끊었다고 한다. 기존 업체가 2일 동안 자를 양을 하루면 자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 거래처도 10곳 될 정도다. 전국 마스크 공장에서 마스크 절단하는 칼은 모두 납품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현대나이프 3개의 공장에서 직원들이 이뤄내고 있는 성과다.

 

국가 위한 무기, 전투기에 자신의 기술 활용하고파

최광식 대표는 자신의 기술을 이용해 꼭 국가를 위해 전투기, 무기 등에 필요한 금속 종류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물론 워낙 실력이 출중하다보니 기존에도 국방부의 의뢰를 받아 제작해 준 경험은 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의뢰였다고 한다.

 

“300Km~500Km의 거리를 날아갈 수 있는 미사일 탄두 제작을 위해 국방부에서 찾아온 적이 있었다. 가공 전에 세라믹모형 2개를 가져와서 우선 견적을 내 주었다. 세라믹 탄두로 직경 250파이, 길이가 600 정도였다. 처음이기 때문에 깎는 틀을 만들고 다이아몬드 성형, 공구 등까지 고려해 금액을 산정해 주었다. 13천만 원 정도였다. 그런데 이후에 듣기로는 러시아 업체가 1억을 제시해 러시아에서 수입을 해 왔다고 한다. 고작 3천만 원 차이였다. 충분한 기술이 있고, 만들 수 있는 기술자가 있는데 우리나라의 무기를 만드는데 외국에서 사 왔다는 소리에 섭섭했었다.”

 

최광식 대표는 기술은 충분해서 미국, 러시아 등 다른 국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충분히 무기의 주요 부분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 기술이 축적되어 있고 공법을 이용하기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만들 수 있는 것은 자국민에게 맡겨 주었으면 한다. 언제까지 강대국에 끌려 다니면서 하면 안된다. 고정관념을 깨고 한국형 무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이 가능한 만큼 이에 일조하고 싶다는 강력한 바람을 표현했다.

 

 

정확한 기술서적 편찬 해 낼 것

최광식 대표는 국내에 제대로 된 기술 서적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직 기술 수준도 뒤쳐져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금까지도 일본 박사가 91년에 발견한 성과를 못 따라가고 있다. 30년 정도 뒤져있다고 본다. 현재 국내 기술서적은 엉터리다. 일제 강점기 때의 책을 읽고 저술한 책이 많기 때문에 표절, 짜깁기 수준이다.”라며 직접 보여준 기존 서적들에는 최광식 대표가 빼곡히 수정해 놓은 흔적이 가득했다.

 

궁금한 것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대학교 금속교육학 책도 보아도 내용이 틀린 것들 투성이였다. 여러 가지 책을 가져다가 모아서 나열해 놓은 수준이다. 기술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검토한 책은 아니다. 조금만 지식을 갖고 있어도 틀린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동안의 경험과 기술 노하우로 수정해가고 있는데 워낙 양이 방대하다보니 틀린 것 찾아내는 것만도 2~3년 소요 되었다. 책은 잠시 마스크 공장 때문에 중단된 상태이지만 곧 완성할 것이다.”

 

정확한 기록을 위해 최광식 대표는 실제 온도 변화에 따라 확장되고 늘어나는 금속의 데이터는 직접 경험을 통해 데이터로 기록해 두고 있다고 했다. 오랜 경험과 노하우, 집념의 노력까지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진정한 기술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학교도 설립할 계획

이론과 실기를 겸한 기술자를 배출하기 위해 직접 기술학교도 설립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최광식 대표는 그래도 이론은 발전되고 있는데 실습은 전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실습이 우선되고 그 다음 이론이 받쳐 주어야 한다. 현재 대학교에 금속 관련학과도 있지만 졸업한 사람도 우리 공장에 2~3달 다닌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국가보조도 필요 없고 개인 자금으로 기술학교 설립할 것이다. 실습 위주로 후배 기술자로 양성에 힘쓰고 싶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기술 배우고, 1년은 우리 공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시킬 것이다.”고 설명했다.

 

최광식 대표는 우리나라는 지하자원이 없다. 무조건 제조 쪽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자동차 디자인이든, 좋은 재료를 만들어 판매하는 제조에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칼날은 필수다. 칼 제조는 비전이 높기 때문에 전문성을 길러 여러 가지로 연구할 수 있도록 하게 할 것이다.”라며 높은 비전을 제시했다.

 

 

작은 칼 공장으로 생각하고 찾아간 현대나이프에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최고의 기술전문가가 있었다. 전국의 모든 제조공장뿐 아니라 국방부에 이르기까지 각종 칼날이 필요한 모든 곳이 필요로 하는 최광식 대표의 원대한 포부와 놀라운 기술 세계를 듣고 옮길 수 있어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