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상급의 기도는 바로 감사의 기도”

“가장 상급의 기도는 바로 감사의 기도”

장석…

천태사 주지 현댕당 석원당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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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는 선학, 현교, 정토교, 밀교 모두 한데 어우러져야

- 뼈 있는 농담과 선문답으로 진리 일깨워 주셔

 

천태사의 주지 원당스님은 어느 교단이나 법석에서도 미리 원고를 준비하지 않는다고 한다. 준비해 놓아도 덮어버리고 즉석법문을 하신다고 했다. 상황과 상대에 맞게, 경중과 필요성을 따져 말씀을 해주시기 때문이다. 1시간 넘게 진행 된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우면서도 깊이 있고, 질문에 정곡을 찌르면서도 인생 전반에 거쳐 적용될 진리를 전해주셨다. 때로는 장난스럽게 농담인 듯 하면서도 그 안에 뼈가 있고, 주제를 넘나드는 듯 하면서도 하나로 이어져 있었다. 거침없는 듯 하면서도 그 속에 깊이가 있었던 그 말씀을 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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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받는 중생 구해 내려는 구생종

천태사는 구생종으로 조계종의 역대 3대 종적이신 고암스님이 고통 받는 중생들 구해 내라고 지어 주신 이름이다. 스님이 강의나 법문이고 하기 시작한 것도 모두 중생구제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원당 스님은 밭과 야산상태였던 이 곳에 다리를 놓고 불사를 모두 일궜다. 아래로는 계곡이 흐르고 아름다운 자연 그대로를 최대한 보존한 요사체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스님은 기도를 통해서 불사 하나씩 이루었다. 불사라는 것은 인연이 닿지 않으면 이뤄지지 않는다. 꼭 이루겠다며 계산을 해 버리면 이뤄지지 않는 것이 불사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사찰 짓는다고 훼손이 되어서 그 때는 시골 냄새 났는데 아무래도 도시 냄새 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 곳에서는 천태사 큰 스님의 예술적인 재능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에도 일가견이 있었고, 판각에 새겨진 글씨 또한 놀라운 명필이었다. 여기에 색소폰, 오르간 등 악기 연주도 뛰어나셨다. 모든 것이 어우러진 천태사는 영험한 도량으로 신도들이 직접 방광을 목도한 사례가 많다. 기와집 위에서는 용이 보이고 폭포 속에서는 관세음보살 형상이 보인다. 신도들이 직접 찍은 사진 속에 정확히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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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음보살 형상이 보인다는 폭포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느니

천태사 원당 스님은 구치소에서 교정활동을 하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한화갑 전 국회의원 등 정치계 거물급인사들과 삼성 이병철 회장 등 재계의 인사들에게도 말씀을 전하며 친분을 쌓았다.

 

원당 스님은 교도소에서 만나는 재소자들이 사슴 같아 보인다고 했다. “사람의 마음작용이란 정말 대단하다. 자신의 마음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지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보면 무섭겠지만 스님이 보기에는 그저 착한 사슴의 눈을 가졌다. 악의 무리라고 하는 사람이지만 내게는 풀 냄새가 난다. 그러니 그들도 이 스님에게 잘한다. 이렇듯 인연법이란 신기한 것이다. 꿀 떨어지던 눈으로 바라보던 부인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미워 보이기 시작하고 달라 보이기 시작한다. 결혼하기 전에는 나의 말과 행동에 배려가 가득하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인정했기 때문에 좋은 사람이라 생각되었다면 나의 마음이 변하였기 때문에 상대방이 달라 보이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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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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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당스님이 직접 제작한 목판서각

한국 불교는 oo불교

원당 스님은 현재 한국 불교를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한국 불교는 ‘oo불교. 팔만대장경의 원본이기도 한 중화대장경의 불교법을 보면 4가지로 나눠진다. 선학, 현교, 정토교, 밀교가 그것이다. 현교는 지금의 조계종이다. 정토교는 아미타불에게 의지해서 극락정토에 가기를 발원하는 것이다. 태고종이 이에 해당된다. 밀교라는 것은 티벳 달라이라마를 떠올리면 된다. 밖으로 세상에 드러내지 않고 비밀스러움을 의지해 가는 것이다. 이해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나타내기가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는 밀교 들어오면서 일부 부분만 들어왔다. 끝으로 선학은 다른 세 가지가 모두 가르칠 교()로 끝나는 데 비해 배울 학()을 사용하고 있다. 완성되어 있어 가르칠 수 있는 것이 라면 아직 완성되지 않았으니 이라 하는 것이다. 아직 닦아 완성한 사람이 없기에 수많은 스승들이 가부좌 틀고 뭐일까 궁금해 하며 명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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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사 전경(방광이 발생한 용현상)

불교에서는 이 중에 무엇 하나라도 빠지면 안 된다. 불교는 밀가루반죽과도 같다. 잘 비비고 손질해야 한다. 그래야 탄성 좋고 탱글탱글한 면발을 뽑을 수 있듯이 불교는 이 4가지를 함께 버무려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많은 종파와 종단들로 갈라지고 부분만을 가지고 자신만이 옳다고 하는 과오를 범하고 있다. 부처님 말씀 하나라도 빠지면 완벽히 전달이 안 되어 oo라고 하는 것이다. 한꺼번에 어우러져야 100%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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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에도 급이 나누어져 있어, 감사하는 기도가 상급이라

원당 스님은 기도에도 급이 나누어져 있다고 하셨다. 무언가 바라고 달라고 엎드리는 것이 하급의 기도라면 염불 하면서 참회하고 매미가 허물 벗듯이 환골탈태 하는 것이 중급 기도다. 넘쳐나는 부분, 과했던 부분, 잘못했던 부분을 깨닫고 앞으로 달라지겠다 하는 참법이 바로 중급인 것이다. 가장 상급의 기도는 바로 감사의 기도다. “상급기도는 돈이 하나도 안 든다. 부끄럽지도 않고 스님도 필요 없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였으면 나의 좋은 인연들, 내가 편안하고 거룩하게 보았던 인연들 주셔서 감사합니다하며 감사할 것들 찾아서 자꾸 되짚는 것이 상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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